현악기는 고가의 제품인데도 새로운 진입자가 많은 시장이다 보니 가짜 fake가 많이 만들어진다. 유명 악기상인 레온하드에 따르면 유통되는 2만에서 10만불 사이에 시장에 나와있는 악기의 1/3이 가짜라 한다#. 그렇기에 이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감정서(Certificate of Authenticity)
감정서(영어 발음을 줄인 써티라고도 불림)는 악기가 진품인지를 언급한다. 제작자가 살아있는 현대악기야 제작자가 직접 인증서(Authentification)을 쓰지만, 올드/모던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인정받는 전문가가 쓰지 않는한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예를 들어 로컬샵 주인이 쓴 올드악기 맞음이라는 감정서는 그 가게가 아닌 곳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렇지만 천만원 이하의 악기에서 감정서를 찾는 것도 의미가 없다. 천만원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유명감정사가 주로보는 악기값에 비하면 너무 싸고, 천만원짜리는 출처도 불분명해서 받아봤다 "1900년대 부근에 미텐발트에서 만들어진 악기" 정도의 정보가 다 이다.
사실 프랑스나 독일에서 1900년대 교육용으로 공방에서 대량생산된 작품이 100년 넘었다 한들 값어치는 크게 오르지 않는다.
이러한 유명감정서라 하더라도 내용을 번역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콜링바장의 악기를 가지고 왔는데 자기가 보긴 아닌거 같다 치자. 그 얘기를 알려줬어도 가져온 곳이 꾸준히 거래하던 샵이고 감정서 발급을 원한다. 그럼 어떻게 적어야 겠는가? 감정서엔 진품 아님이라고 적을 순 없으니, 애매한 말로 "콜링바장의 라벨을 가지고 있고 그당시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악기도 맞음"이라고 적는다. 이런건 올드악기임을 인증한거지 진품임을 인증한건 아니다. 그래서 감정서에서 확실히 진품이라 했는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활 감정서에서는 프로그나 버튼이 오리지널인지도 확인한다. 프로그는 오래 사용하다보면 잘 깨져서 후에 만들어 넣은 경우도 많다.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수집가가 보는 가치가 떨어진다. 또한 감정서가 발행된 후에 변경된 경우도 있으니, 감정서의 사진과 비교도 해봐야한다.
평가서(Appraisal)
평가서는 가격을 확인하는 것으로 샵에서 구매 후 보험가입할 때 사용된다. 보통 사진이 없는 한장짜리 레터로 발급된다.
만약 개인거래시에 가격의 기준으로 삼고 싶다면 유명샵에 문의하면 수수료를 받고 발급해준다. 이것도 수수료가 싸진 않다는걸 감안하자.
여기에도 라벨을 언급하는데 그건 악기를 지칭하기 위해 쓰이는거지 진품을 뜻하진 않는다. 평가서는 감정서를 대체할 수 없다.
악덕 판매자는 평가서를 보여주며 감정서가 있는 악기라 속이기도 한다는 얘기도 있으니 조심하자.
보증서?
국내에서 감정서 보다 보증서란 단어가 널리 사용되나 이는 잘못된 용어이다.
감정서를 읽으면 ‘내 전문자적인 의견으로..’란 말로 시작하는걸 볼 수 있다. 감정사는 자신의 감정이 틀려도 명성에 흠집이 갈 뿐 금전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마치 의사소견서의 진단이 나중에 틀렸다는 것이 밝혀져도 책임을 물을 순 없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그 감정서를 믿고 판매한 악기사 또한 도의적 책임 말고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결국 누구도 법적책임이 없기에 보증서(Certificate of Guarantee)는 틀린 말이다.
유명 감정사
고가의 모던/올드 악기들은 감정서가 붙기 마련이며 감정자의 신뢰도가 우선된다. 그래서 고가일 수록 세계적으로 명성이 알려진 감정사들만이 인정받게 된다.
감정사들은 유명한 샵에서 악기를 만지면서 지식을 쌓게 되거나, 복원사로 일하며 지식을 쌓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악기는 제작과 복원을 겸하는 경우도 많아 유명 제작자가 감정사로도 명성을 얻는 경우도 흔하다.
자세한 이야기는 영문글을 참고바란다. 이탤릭으로 된 이름은 사망한 사람을 뜻한다.
이름 | 샵 | 설명 | 전문 | |
Charles Beare | 베어 | J&A Beare | "King of Violin Dealer"으로 불린 20세기 가장 저명한 감정사.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다 사망하고 아들들이 샵을 운영. 이렇게 창업자가 사망하고 후대가 샵 이름으로 발행하는 감정서는 효력이 약하다. |
올드 이탈리안 악기 |
Peter Biddulph | 비덜프 | # | 런던. 딜러 겸 클래식레이블 운영자. | 올드 이탈리안 악기 |
Chris Reuning | 루닝 | Reuning & Sons | 미국에서 고가악기샵을 운영하는 유명한 악기 감정사. | 올드 이탈리안 악기 |
William Salchow / Issac Salchow |
살코 | Salchow & Sons | 20세기 중반 미국 출신으로 가장 유명한 활 제작자였고, 사후에도 아들이 명성을 이어받아 샵에서 발행한 감정서는 큰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 활 대부분 |
Eric Blot | 에릭 블롯 | # | 이탈리아 크레모나의 복원사. | 모던 이탈리안 악기 |
Bruce Carlson | 칼슨 | Carlson & Neumann | 미국/캐나다 출신으로 크레모나에서 전문 감정 워크샵 운영. | 모던 이탈리안 악기 |
Bernard Neumann | 뉴만 | |||
Étienne Vatelot | 바텔로 | Vatelot-Rampal | 아버지 대부터 제작을 하였으나 샵으로 더 유명. "프랑스활"이라는 책의 저자. | 프랑스 악기 |
Jean-Jarque Rampal | 함팔, 랑팔 | 바텔로샵에서 감정을 배우고, 독립해서 감정가로 이름을 얻음. 에띠엔 은퇴하며 바텔로샵을 이음. | ||
Bernard Millant | 밀랑 | 현대 활제작자로 유명하며, 제자인 라팡과 "L'Archet"을 공저. | 프랑스 활 | |
Jean-Francois Raffin | 하팡, 라팡 | 밀랑에게서 활제작과 감정을 배웠으나, 지금은 전문 감정사로 활동. 동기들이며 제작자로 유명한 LeCanu, Bigot과 공동으로 감정하기도 한다. | 프랑스 활 | |
Pierre Guillaume | 기욤 | Maison Bernard | 유명 활제작자. | 프랑스 활 |
Paul Childs | 미국에서 활동 | 프랑스 활 | ||
John Dilworth | 딜워스 | # | 런던. 베어 샵 출신 제작자. | 영국 악기 |
Klaus Grünke | 그룽케 | Richard Grünke & Söhne | 부벤로이트. 유명 활제작자. 슈미트와 "Deutsche Bogenmacher"을 공저. | 독일 활 |
Hans-Karl Schmidt | 슈미트 | 드레스덴. 유명 활제작자. | 독일 활 | |
Benjamin Schröder | 슈뢰더 | 프랑크프르트. 복원사 | 독일 악기 | |
Jan Spidlen | # | 프라하. 유명 악기제작자. | 체코(보헤미안) 악기 | |
Jan Strick | Maison Bernard | 벨지움. 복원사 | 플란더스 지방 악기 | |
세계적인 샵 | ||||
Kenneth Warren & Sons | 케네스 워렌 | # | 시카고. 20세기 중반 미국최고 딜러였고 증손자가 운영하는 지금도 유명샵. 3대인 Jim Warren의 감정서는 널리 인정되고 있다. | 악기, 활 전반 |
Bein & Fushi | 베인앤푸쉬 | # | 시카고. 20세기 후반 최고의 딜러샵이고, 지금은 창업자들이 작고하여 후대가 운영. | |
Florian Leonhard | 레온하드 | # | 경매사에서 감정을 하다 고가악기 딜러로 성공. 런던이 본점으로 여러곳에 분점을 냄. | 이탈리안 악기 |
다음은 앞의 감정사에 비해 덜 유명하거나 한때 유명했으나 지금은 효력이 약해진 감정사들이다.
이름 | 샵 | 설명 | 전문 | |
W. E. Hill & Sons | 힐 | # | 역사 깊은 영국 딜러 겸 공방이나, 지금은 공방만 운영. 그래서 최근 감정서는 지명도가 떨어짐. | 영국 악기/활 |
Dmitry Gindin | 진딘 | # | 한때 유명했으나 요즘은 보기 힘듬. 온라인 감정 지원 | 모던 이탈리안 |
Hieronymus Köstler | 퀘스틀러 | # | 슈트트가르트. 복원사. corilon에서 파는 악기들을 주로 감정. | 독일 악기 |
William Moening & Sons | 매닝 | # | 20세기 초반 미국최고의 딜러. 2009년에 폐점. | 이탈리안 |
무네유키 나카자와 | # | 일본 최고 딜러인 닛폰 바이올린의 설립자 | 이탈리안 | |
Roland Baumgartner | 바움가르트너 | # | 스위스 | 독일악기 |
W Hammer & Co | 슈트트가르트. 한때 독일 최고 딜러였으나 폐점 | 독일악기 | ||
Hans Weisshaar | 미국 최고 복원사. 자식들이 샵을 이었으나 감정가로서 명성은 잇지 못함. | |||
Andreas Post | # | 암스테르담 | 네델란드 악기 |
피부과 전공의는 의사로서 기본 지식이 있더라도 전공인 아닌 내과 관련 소견서를 쓰진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감정사도 전문분야가 있고 그걸 벗어나는 악기에 대해서는 감정서 발급을 하지 않는다. 예로 에릭 블롯은 이탈리아 제작자가 아니거나 올드 악기는 감정 요청을 거절한다. 또한 하팡은 독일활에 대해서는 감정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악기 제작자에 맞는 권위자를 찾아 감정서를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감정가격
감정을 맏기면 우선 말로 의견을 받는데 어떤 감정사는 공짜로 해주기도 하나, 경우에 따라 $50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다.
정품이 맞다면 시장가격의 3%~5%을 감정서 발급 수수료로 받는다. 시장가를 보수적으로 잡기에 자기가 생각한 가격보단 작을 수 있다.
감정을 받으려면 샵을 방문하거나 악기를 배송해야 한다. 전에는 람팔과 하팡이 짝을 이뤄 각국 투어를 하며 감정을 했었는데 팬데믹 이후로 재개되지 않고 있다 멈췄다가 2023년 봄에 투어가 다시 시작되었다.
의심스런 감정서
반대로 공신력 없는 감정사도 있을 수 있고 아주 저렴한 비용만 받고 쉽게쉽게 감정서 발급도 가능하다. 물론 이런 감정서는 아무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그러나 악기점에서 나쁜 마음을 먹고 이런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휴지 감정서를 발급할 수 있다.
1960년대에 사망한 오스트리아 수리사의 이름으로 최근에 발급된 감정서를 악기사가 보여준 경우도 있었다#. 이름 도용인지 가족이 고인의 이름을 파는건지 몰라도 이는 공신력이 없는 휴지 감정서이다.
만약 악기 구매 후 소정의 금액만 내면 감정서를 발급해준다는 말을 한다면 이런 감정서라 생각하면 되겠다.
또 이베이 등에서 함팔 등의 공신력있는 서티가 있다면서도 의심스럽게 싼 가격에 판매하는 악기들도 있다#. 출처가 불분명하면 서티도 위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모르는 개인거래에서 미리 받은 서티 캡쳐이미지를 감정사에게 이메일로 진위여부를 묻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의 하팡 활 감정서는 QR 코드가 포함되어 있어 온라인 정보와 대조해 위조를 걸러낼 수 있다.
저가 올드 악기에 감정서
저가 올드 악기등에는 감정서가 첨부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감정사 쪽에서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저가 악기들이 주로 가짜라서 감정이 거부되거나, 엄청나게 팔린 공장제 악기라 연구하기는 귀찮은데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비용과 시간을 들여 감정서를 받아도 수고대비 이익이 크지 않다 보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저가악기는 너무 복잡하여 감정서에 불명확하게 '그당시 악기 맞다' 정도로 발급되는 경우도 있다보니, 발급 자체를 꺼려하기도 한다.
고가 악기에 비해 증가폭이 작을 뿐 감정서가 있는 저가 올드악기는 없는 것에 비해 비싸게 팔린다.
감정서 없는게 많을 뿐이지 그렇다고 저가라서 가짜가 없는 것이 아니란걸 명심하자.
하팡 활 감정서 읽기
프렌치활이 유명하다 보니 불어로 된 감정서를 많이 보게 된다.
다른 감정서들은 누구의 작품이냐, 진품이냐에만 집중하는데 비해 하팡은 글이 많고 마지막에 상태도 언급을 한다.
[D'excellent/Trés beau/Beau] spécimen de ce grand Maître XXX en [trés bon/bon/assez bon] état à ce jour
첫번째 단어는 활의 등급을 말한다.
- d'excellent - 최고
- tres beau - 아주 좋은
- beau - 좋은
두번째는 활의 보존상태이다.
- tres bon - 아주 좋은
- bon - 좋은
- asse bon - 충분히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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